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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관리자

내 사전에 완전범죄란 없다"

제 255 호.  2000년 12월 7일

내 사전에 완전범죄란 없다"

첩보원 출신에서 세계적 공인탐정으로

강효흔 탐정이 처음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지난 81년. 그때까지 정보사령부 첩보팀에서 군복무를 마친 강씨는 전역하자마자 단돈 500달러를 손에 쥐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시카고에 정착한 그는 미주 한인 신문사에 근무하면서 미국이란 사회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들춰내는 사회부 기자와 취재부장을 역임한 그는 끈질긴 취재능력을 인정받아 '강탐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금도 그는 신문사 기자나 탐정은 목적만 다를 뿐 하는 일의 맥락은 같다고 생각한다. 12년 동안의 신문사 생활을 그만둔 뒤 그는 친구와 함께 '컬렉션 에이전시'라는 경비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스킵 트레이서(Skip Tracer)'라는 채무자 전문추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금융 관련 법, 은행, 신용카드와 우편 등 금융 계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나갔다. 그리고 이때의 경험은 그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대성그룹 사건으로 명예와 경험 수확

그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 '대성그룹 50억원 대출사기 사건'을 해결하고 난 다음부터다. 당시 대성그룹 해외사업부 ㅇ모 계장이 사장의 이름을 도용, 은행에 연리 29.9%의 엄청난 고율의 이자를 지급키로 하고 무려 50억원을 대출받아 미국으로 도주한 사건이었다. 그때만 해도 아직 신출내기에 불과했던 강씨는 대성그룹으로부터 사건을 의뢰받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탐정수업'을 해야 했다. ㅇ의 항공기록과 전화기록을 일일이 추적하고, 현지 친척을 탐문수사한 끝에 9개월만에 은신해 있는 범인을 포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영장이 없어 체포가 불가능했던 것. 당시 한국 검찰은 "영장은 집행을 목적으로 하는데, 해외 거주자에게는 영장을 집행할 수 없지 않느냐. 이제껏 발부된 역사가 없다"며 영장발부를 거부했다. 그러나 강씨의 오랜 설득 끝에 91년 3월8일 드디어 ㅇ씨와 공범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리고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해외 거주자에 대한 구속영장으로 기록된다. 그로부터 며칠 뒤 한미간 최초의 범인 체포 공조로 ㅇ씨는 체포됐고 같은 해 3월22일 미국 이민국 수사관이 한국 호송관에게 ㅇ씨를 인도하는 것으로 '대성그룹 50억원 대출사기 사건'은 일단락된다.

당시 이 사건은 한·미수교 사상최초로 '범인 인도'라는 전례를 남김과 동시에 그 해 10대 뉴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탐정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은 그는 미국인 탐정사무소에서 활동하다가 95년 드디어 공인 탐정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한국계로서는 세 번째. 정식 탐정이 된 뒤에는 '진주한일병원 사건''롯데그룹 사건' 등 굵직한 해외 도피사건을 도맡아 처리해 왔다. 사실 미국에서 사립탐정은 상당히 인기있는 직업이다. 그러나 전직 경찰이나 수사관 중에서도 베테랑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 또한 사립탐정이 되기 위해서는 탐정사무실에서 6,000시간의 현장 실무경험을 쌓고도 합격률이 20%도 안되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참고로 미국 내 변호사 시험은 합격률이 90%를 웃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직도 탐정이라고 하면 바람 난 남편의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며 불륜현장이나 잡는 그런 직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그 분야를 전혀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결코 그 일이 주된 업무는 아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탐정, 경호, 경비업도 일반 변호사, 의사 등과 같이 전문직으로 분류합니다. 또한 일단 탐정이 되더라도 각자의 전문 분야로 다시 나뉩니다. 이를테면 미행이나 감시를 전문으로 하는 일반탐정이 있는가 하면 경제사건, 범인추적 전문이 있고,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살인사건 전문, 방화사건 전문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공인탐정 제도가 빨리 도입돼야 색안경을 끼고 탐정을 대하는 시선이 사라질 겁니다." 그는 현재 한국 국회에서 준비 중인 공인탐정 제도에 대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탐정이 나서서라도 한 건의 사건이라도 더 해결하는 것이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지름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세계의 명탐정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탐정은 대부분 작가가 창작해낸 인물들이다. 셜록 홈즈가 그랬고,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선풍을 일으킨 소년탐정 김전일도 마찬가지. 이들은 대부분 '허구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치밀한 계산과 알리바이에 의해 실제 인물보다 더 그럴 듯한 탐정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역대 명탐정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 본다.

최초의 탐정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그를 유명하게 하는 요소다. 에드가 앨런 포에 의해 창조돼 '모르그가의 살인사건(1841)'에서 처음 등장한 그는 프랑스인으로 명문가의 후손이지만 가세가 기울고 거듭된 악재로 근근이 최저생활을 유지하는 청년으로 묘사된다. 창백한 얼굴빛의 지식인이며 자기 폐쇄적인 기이한 청년이다. 그의 수사법은 섬세한 관찰과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추적해가는 귀납적 수사.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 풍부한 상상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명수다.

그를 추종하는 '셜록키'라는 부류의 사람들까지 생길 정도로 열렬한 사랑을 받은 탐정이다. 작중 그의 주소인 베이커가 221번지 B에는 아직까지도 사건해결을 의뢰하는 편지가 배달되곤 해 우편배달부를 곤혹스럽게 한다고 한다. 코난 도일이 만들어낸 홈즈는 '주홍실 연구(1887)'라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도둑 맞은 편지''붉은 머리 연맹' 등 많은 작품에 등장했다. 그의 옆에는 언제나 훌륭한 친구이자 조수 역할을 하는 와트슨이 있어 소설의 재미를 더해준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개성있는 탐정 중 하나. 많은 탐정들이 한 곳에 정착해 있는 반면 포와로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기저기로 이사 다니고 돌아다닌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사건의 배경도 매우 다양해서 흥미를 더해 준다. 젊은 시절 벨기에 경찰이었으나 1차 대전 중 영국으로 망명해 사립탐정이 된 것으로 나오는 포와로는 키는 남보다 무척 작지만 대단한 멋쟁이이자 페미니스트로 묘사된다. 모든 물적 증거를 모아 '회색의 뇌 세포'라고 부르는 그의 두뇌를 회전시켜 사건을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직관적 사고형 탐정이다.

일본국적의 소년 탐정.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른들도 풀기 힘든 복잡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김전일의 특징 중 하나는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소년답지 않게 침착하고 용기있으며 동정심도 많다. 평소에 덤벙대다가도 사건을 맡으면 매우 냉정하고 날카롭게 사건을 대한다. 그러나 소년탐정 김전일에 등장하는 트릭은 다른 외국작가의 작품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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