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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전은 없었지만 숨 쉬지 못할 긴장감의 연속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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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전은 없었지만 숨 쉬지 못할 긴장감의 연속이었죠"

강효흔 경제 범죄 전문 공인탐정…"추리소설·영화와 실제 탐정 업무는 달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입력 : 2013.10.26 06:00


동이 트기 전 새벽 이른 시간. 불도 켜지 않은 어두컴컴한 사업장에서 강효흔 탐정은 한 사람과 마주하고 있었다. 상대는 칼을 다루는 사람. 일정 시간이 지나도 강 탐정이 사업장에서 나오지 않으면 경찰이 들이닥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미 강 탐정의 옷은 식은 땀으로 축축이 젖어 있었다.

상대는 한국에서 거액의 공금을 사취한 후 미국으로 도주한 피의자의 인척이었다. 그는 피의자의 은닉 생활을 돕고 있었다. 강 탐정의 역할은 그를 설득해 피의자가 한국으로 자진 송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 피의자와 주변 사람들이 나타날 만한 술집, 여관 등을 찾아 며칠 밤을 새우고 감시하며 노력해 온 것의 결과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경찰과 정했던 시간을 조금 넘겨 결국 성공적을 설득을 하고 사업장을 나서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들을 향해 "잘 해결됐다"고 말한 강 탐정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강 탐정은 "아직도 첫 의뢰 사건을 해결한 그날을 잊지 못한다"며 "잘 마무리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지금 생각해도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긴장해 있었다"고 회상했다.

10년 이상 공인 탐정으로 활동해 온 베테랑 강 탐정이 처음부터 탐정을 꿈 꿨던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 탐정이 나오는 소설과 영화를 보며 막연한 동경을 한 적은 있지만, 정말로 탐정이 되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의 삶은 이미 탐정이 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군 복무를 정보부대에서 첩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조사 분야를 접했고, 미국 이민 후 사회부 기자를 하면서 조사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변호사인 친구와 함께 수금대행회사(한국의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했다. 그 때 맡은 업무 중 하나가 한국 대기업 직원이 거액의 회사 공금을 사취하고 미국으로 도주한 사건에 대한 것으로 처음 진행한 탐정업무였다. 이 사건은 당시 국내에서 사상 최고액 수준의 경제 사건이었고, 동시에 한·미간 최초의 범인 인도 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후 해당 기업의 사장이 "한국에서 이 같은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전문가가 없어 손을 못쓰고 있으니 전문적으로 해 보는것이 어떻겠냐"고 권한 것이 계기가 돼 공인탐정면허를 획득하면서 경제사건 전문 탐정의 길을 걷게 됐다.

강 탐정은 "탐정이나 기자, 수사관, 스킵트레이서(행방불명된 채무자 수색원) 등은 목표만 다를 뿐 조사를 하는 기본은 같다"고 설명했다.

긴장의 연속인 탐정 생활이지만 추리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탐정의 모습과 실제 업무는 다르다는 것이 강 탐정의 생각이다.

강 탐정은 "추리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탐정은 작가의 창의력으로 흥미를 더해 미리 짜여진 상황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지만, 실제 상황은 미리 짜여진게 없어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영화 등에서 자동소총으로 격렬하게 범인과 총격전을 벌이거나 범인과의 사투 끝에 제압을 하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뒤늦게 경찰이 나타나 범인을 데려가는 장면 등이 많은데 이는 흥미를 위해 조금 왜곡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경제 범죄 분야 전문가인 강 탐정이 또 하나 중점적으로 맡는 업무가 있다. 바로 이산가족 등의 사람을 찾는 일이다. 강 탐정은 미국 정부로부터 공인된 사설수사기관 면허를 받았기 때문에 주민 데이터베이스 등 각종 정보시스템과 직접 연결할 수 있다.

강 탐정은 "초등학교 때 헤어진 어머니를 40대 중년이 돼 다시 찾은 일, 미국으로 간 딸과 연락이 두절된 채 무의탁 노인이 됐던 86세의 할머니가 30년 만에 딸을 찾아 임종 직전 상봉했던 일, 결혼으로 미국으로 건너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상실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했다가 다시 찾은 사연 등을 해결할 때면 그 어느 때보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만물상] '셜록 홈스법'  - 2009.02.03     김홍진 논설위원  1997년 미국 시카고의 재미동포 탐정 브루스 강(한국명 강효은)은 한국 H병원 간부로부터 "병원 땅을 팔아 50억원을 갖고 미국으로 달아난 직원을 잡아달라"는 국제전화를 받았다. 강씨는 1990년 대기업 공금 횡령범을 붙잡아 한국으로 송환하고 입양인 30여명의 친부모를 찾아줘 한국에도 이름이 났다. 그러나 병원 직원을 잡는 데 아홉 달이나 걸렸다. 그가 꼭꼭 숨은 데다 탐정을 고용해 맞불 방해공작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강씨는 미국인 탐정사무소 탐정 보조로 일하다 1995년 '공인 탐정'이 됐다. 6000시간 현장 실무를 채우고 합격률 20%밖에 안 되는 시험도 통과했다. 미국엔 공인 탐정이 5000명이고 아래 등급 탐정이 2만명이다. 특급 탐정은 시간당 400달러까지 받는다. 범죄검거율이 20~30%에 그치는 경찰을 돕는다는 자부심이 크다. 1998년 르윈스키 사건 때는 특별검사가 탐정을 고용할 정도였고 클린턴 대통령도 특별검사의 비리를 캐내려고 탐정을 썼다.


▶1850년 시카고에 최초로 탐정회사를 세운 앨런 핑커튼은 1861년 링컨 암살 음모를 적발한 공로로 정부 비밀정보조직을 이끌었다. 첫 전문 탐정으로 꼽히는 19세기 프랑스의 비도크는 범죄 제보자로 출발해 파리 탐정수사국을 이끌며 범죄자 2만명을 잡아 여러 탐정소설의 모델이 됐다. 소설 '명탐정 셜록 홈스'로 박물관까지 세운 영국은 정작 2006년에야 탐정 면허를 주기 시작했다.

▶우리는 1960년대부터 생긴 흥신소와 심부름센터가 6000곳에 이른다. 단순 심부름 아니면 불법 도청이나 뒷조사해주는 곳이 많다. 조사를 맡긴 기업의 약점을 잡고 거꾸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꾼들도 적지 않았다. 2005년엔 심부름센터 직원이 7000만원을 받고 생후 70일 된 영아와 엄마를 납치·살해한 일도 있었다. 얼마 전 배우 전지현의 휴대전화를 기획회사에 감시용으로 복제해준 곳도 심부름센터였다.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불법은 계속 단속하되 탐정은 양성화해 가출·실종자 찾기나 사고 원인 조사처럼 간단한 수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민간조사법, 일명 '셜록 홈스법'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부자들만 좋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번 경기 서남부 연쇄 살인사건처럼 경찰력이 채 못 미치는 영역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 5만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눈에 띈다. 탐정 자격과 활동을 엄격히 통제해 부작용을 막는다면 우리도 해볼 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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